걱정은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을 하는 동안만 불안이 감소하기 때문에 불안할 때마다 매번 걱정을 해야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불안감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냐만은 불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경직되어 있고 강하면 불안에 대한 공포감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불안을 느낀다는 건 수치스럽고 나쁜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문제상황에 처할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람들 많은 곳,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상황에서 불안을 느낍니다. 내향적인 사람에게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불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경직되게 가지고 있다면 이 사람은 스스로 불안해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상당한 불편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는 수치심을 유발하고 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래서 불안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만듭니다. 상대의 눈을 피한다든지, 말없이 혼자 있는다든지, 자리를 피해서 집에 일찍 귀가한다든지. 이런 회피적인 행동을 통해서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불안해지는 상황을 만날때마다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결과, 불안을 피할 수는 있지만 그 댓가로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깁니다.
걱정도 일종의 회피행동입니다. 불안할 때마다 걱정을 과도하게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걱정을 하는 동안에는 불안수준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걱정많은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걱정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걱정을 하면 불안이 감소하니까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나쁜 불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안은 그냥 말 그대로 하나의 감정이고 순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불안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면 그때부터 불안은 나쁜 감정이 됩니다. 제거해야 할 대상이고 불안을 느낀다는 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불안을 통제해 보려고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행동인지 알 수 있습니다. 불안은 잠깐 회피할 수는 있어도 통제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불안을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불안한 느낌이 들 때 뭔가를 해서 불안을 없애려고만 하지 말고 단 30분이라도 그대로 느껴보십시오. 30분이 익숙해졌다면 1시간, 조금씩 시간을 늘리다보면 불안을 견디는 힘이 생기고 더 이상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음의숲 심리상담센터
원장 박 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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