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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과 우울증의 관계



다음은 불면증 환자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입니다.

"불면증을 오래 앓으면 우울증이 되는 거 아닌가요?"

"우울증이 있으면 잠을 못 잔다고 하던데 그럼 불면증이 있는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하나요?"

우울증과 불면증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불면증 때문에 우울증이 걸린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불면증이 있다고 해서 우울증이 있다고 볼 순 없습니다. 우선, 우울증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고, 두 질병 간의 관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요, 우울증이 걸리면 1. 기분의 변화, 2. 의욕의 변화, 3.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1. 기분의 변화

우울증이 없는 사람도 매일 기분변화를 경험합니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듣거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기분이 저하되고 칭찬을 듣거나 성취를 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반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오랜 시간동안 기분이 가라앉은 채로 유지됩니다. 즐거운 것을 보아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좀처럼 기분이 호전되지 않습니다. '슬프다', '절망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눈물을 자주 흘리기도 합니다.

2. 의욕의 변화

우울증이 없는 사람도 매순간 의욕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가도 동기부여만 되면 즐겁게 공부하고 사람도 만나고 일도 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움직이는 것을 매우 귀찮아합니다. 뭔가 새로 시작한다는 것을 끔찍하게 여깁니다. 자주 나가던 모임에도 나가지 않습니다. 취미생활도 점점 줄어듭니다. 좋아하던 운동도 그만 둡니다.

3. 생리적인 변화

우울한 사람은 식욕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체중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기운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잠을 제대로 못 잡니다. 우울증 진단이 맞다면, 항우울제가 상기 증상들을 회복시키는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약을 먹고 4주 정도 지나면 기분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의욕이 생기고 식욕과 수면이 안정화됩니다. 하지만, 만약 우울증에 불면증을 추가진단으로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기분, 의욕, 식욕은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불면은 계속 유지됩니다.

우울증에 하위증상으로 불면증을 경험하는 환자분들과 우울증에 불면증을 추가진단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분들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을 말씀드린다면 우울증에 불면증을 하위증상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잠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는 반면 우울증에 불면증을 추가진단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잠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우울증만 있는 환자들은 앞서 설명드린대로 우울한 기분과 의욕 저하를 주문제로 호소합니다. 잠에 대한 불편감을 자주 호소하지만 더 힘들어하는 부분은 슬프고 가라앉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태에 대한 절망감과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에 불면증 진단이 추가로 붙는 환자들은 이와 더불어 잠을 못자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큽니다.

이처럼 감별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우울증에 불면증이 추가진단으로 있는 경우 우울증 재발위험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잠을 못잔다고 하면 수면제나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는 불면증을 단순히 우울증의 하위증상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과정에서 환자의 잠에 대한 왜곡된 생각과 잘못된 수면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약물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면증만 있는 경우에도 우울증에서와 같이 우울감, 의욕저하, 피로감, 식욕감소, 주의력저하 등을 호소합니다. 다만 우울증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불면증만 있는 환자들은 잠을 못자는 것 때문에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없고 피곤하다고 합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불면증 치료만 집중적으로 받으면 나머지 증상들은 2-3주 내에 호전됩니다.

이상 우울증의 하위증상으로 불면증이 있는 경우, 우울증과 더불어 불면증 진단이 추가로 붙는 경우, 불면증만 있는 경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진단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므로 우선 진단을 정확하게 내리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의숲 심리상담센터

원장 박 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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