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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 왜 우리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는가?
점심 메뉴 하나를 고르는 데도 한참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옷 한 벌을 사는 데 몇 시간을 쓰고도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돌아서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직을 할지 말지, 이 사람과 계속 만나야 할지,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야 할지—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유난히 오래 머뭇거리는 분들을 상담실에서 자주 만납니다. 이런 분들에게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시면 돼요"라는 말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혹은 마음이 가리키는 곳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멈춰 서 있는 것이니까요. 선택 앞에서 얼어붙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려 합니다. 완벽한 답을 찾으려는 마음: 최선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 선택을 어려워하는 분들의 마음속에는 종종 이런 전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분명 가장 좋은 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이 전제는 얼핏


'우유부단한 성격'이 놓치는 것들
선택을 미루는 일은 대개 눈에 띄는 사건이 아닙니다. 크게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더 조용히, 더 오래 지속됩니다. 오늘은 이렇게 결정을 미루어 온 시간들이 실제로 우리 삶에서 무엇을 가져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미뤄진 선택들이 조용히 쌓이는 방식 선택을 미룰 때 우리는 흔히 '나중에 더 좋은 상황에서, 더 확신이 생겼을 때 결정하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담실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나중'은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확신은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미뤄 둔 선택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편에 그대로 쌓입니다. 이직을 고민하다 미룬 지 삼 년째인 분, 헤어져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몇 년째 같은 관계에 머물러 있는 분, 배우고 싶었던 것을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미뤄 온 분들을 만납니다.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결정장애'에서 벗어나기
이제 마지막으로, 그렇게 굳어진 패턴을 다시 풀어 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완벽한 선택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방향을 바꾸는 일입니다. '가장 좋은 답을 찾는 것'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답을 고르는 것'으로 목표를 옮기는 것입니다. 이 말이 타협이나 안일함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은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정답을 찾아 헤매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택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함께 있습니다. 이 이직을 선택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는 대신 익숙한 안정을 잃습니다. 저 관계에 머무르기로 하면 편안함을 얻는 대신 다른 가능성을 미루게 됩니다. 이는 결함이 있는 선택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의 원래 속성입니다. 완벽한 선택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비로소 '이만하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을 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태도를 '만족하기'


자존감은 '오르내림'이 아니라 '뿌리내림'이다
우리는 흔히 "자존감을 높이자"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이미 하나의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는, 오르내리는 무언가라는 전제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이렇게 경험합니다. 일이 잘 풀리는 날에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실패하거나 비교당하는 날에는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마치 사다리를 오르내리듯, 성취와 인정을 얻을 때는 위로 올라가고, 실패와 거절을 마주할 때는 아래로 내려갑니다. 문제는 이 사다리 위에서는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사다리의 특성상, 위로 올라간 자리는 언제든 다시 내려올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다리 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도, 다음 실패나 비교 앞에서는 순식간에 아래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쳐 보이는 사람이 정작 작은 비판 앞에서 크게 흔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서 있


감정 억압과 무감각 — 내가 느끼는 감정은 왜 이렇게 낯설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마음보다 주변의 요구를 먼저 살펴야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울면 “울지 마”라는 말을 들었고, 화를 내면 “그런 걸로 화내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힘들다고 하면 “다들 힘들어”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속상하다고 말하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이 정도로 힘들어하면 안 되는 건가?’ ‘화가 나는 내가 이상한 건가?’ ‘이 정도 일에 울면 안 되는 거겠지?’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감정을 없애는 법을 배웁니다. 슬퍼도 괜찮다고 말하고, 화가 나도 이해한다고 말하고, 서운해도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겉으로 보기에는 꽤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납니다. 감정을 계속 억누르다 보면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말의 상담적 의미
‘어린 시절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한다’는 표현은 흔히 쓰이지만, 이 말의 의미가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려서 위로해 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상담의 핵심을 놓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핵심은 ‘과거에 형성된 나에 대한 이해와 관계의 방식이 현재의 삶에서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현재의 내가 새롭게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가 매우 비판적이었다고 해보겠습니다. 단순한 과거 회상은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나를 많이 혼냈어요.”에서 끝납니다. 하지만 상담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갑니다. “나는 그때 무엇을 느꼈을까?” “아버지가 나를 혼낼 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 경험을 통해 사람은 어떤 존재라고 배웠을까?”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을까?” 그러면 “나는 잘해


'착한아이 증후군' 원인과 극복
'착한 아이'와 '착한 아이 증후군'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1시간만 놀이터에서 놀기로 엄마와 약속하고 외출을 했습니다. 놀다보니 1시간이 금새 지나갔습니다. 친구들은 30분만 더 놀자고 했습니다. 이 아이도 더 놀고 싶었지만, 그렇게 했다가 엄마가 자신에게 화낼 모습을 상상하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들한테 안된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잘 놀다 왔니?'라고 묻자 '네 아주 재밌게 놀다 왔어요'라고만 대답하고 '더 놀고 싶었는데 못 그랬어요'라는 말은 입밖으로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이 아이는 엄마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친구들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엄마와 1시간만 놀고 들어가기로 약속했고 본인도 그정도만 놀고 들어가서 다른 걸 하고 싶었습니다


내적동기 외적동기 차이 — “내적” 보상 vs “외적” 보상
인간은 보상체계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의 의미와 목적까지도 결정한다라는 말은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겁니다. 시험을 잘보고 왔더니 부모님이 매우 기뻐하시면서 잘했다고 칭찬해주시자, 꽤 기분이 좋아지면서 ‘다음에도 시험을 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 미술경연대회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상을 받게 됐고 선생님께서도 잘 그렸다면서 칭찬을 해주시니,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나중에 크면 화가가 되볼까?’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이처럼 칭찬을 받거나 어떤 긍정적인 보상을 받게 되면, 우리는 기분이 좋아지고, 보상이 주어졌던 그 행동을또 하고 싶어지게 됩니다. 심지어 그 행위가 자신에게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 해도 보상만 주어질 수 있다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비만인 아이가 있습니다. 운동을 너무 싫어하지만, 엄마가 수영을 갈때마다 만원씩 용


인지행동치료의 기본개념
인간은 어떤 사건에 따라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반응하는 존재라고 보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의 기본전제입니다. 다시 말해,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사건에 대해 능동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만든 주관적인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개인의 해석에 따라 의미는 달라지는 법입니다. 직장상사에게 야단맞는 일은 누구에게나 불쾌한 경험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생각에 따라 불쾌한 정도의 차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하직원 A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남들로부터 내가 한 일에 대해 지적받는 건 끔찍한 일이야'라는 믿음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부하직원 B는 다소 낙천적인 성격으로 '누구나 실수는 있는 법이야. 내 일에 대해 지적받는다면 고치면 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두 사람이 직장상사로부터 야단을 맞는다면 각각 어떤 반응을 할


불면증 잘 걸리는 성격 — 불면증과 성격
불면증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몇가지 성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이며, 걱정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뇌를 각성시키는 일정한 태도와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태도와 믿음의 정도가 유연하지 않을수록 각성이 많이 되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불면증에 잘 걸리는 사람들의 태도와 믿음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실수나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그냥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몸을 긴장시키고 뇌를 각성시킵니다. 2. 확대 해석 또는 지나친 일반화를 한다. 잠을 못자서 몸이 조금만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건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데 '혹시나 이것이 큰 병이 있다는 증거는 아닐까?', '이러다 더 큰 병에 걸리면 어쩌지?', '이렇게 안 좋은 상태가 계속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전전긍긍합니다. 3.


'자존감' 높이는 방법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나요?" 입니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되면 '삶을 좀더 도전적으로 살 수 있고, 인간관계도 더 원활해지고, 스스로에 대해 더 만족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좀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을 비교했을 때, 높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삶의 만족도나 인간관계 만족도 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두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자존감'과 '친밀감'을 선택할 것입니다.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남과 잘 지낼 줄 아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얼마든지 풍요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학 서적들을 보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문구가 단골손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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